안녕하세요. 최앤리&등기맨 법알약 구독자 님.
최철민 대표 변호사입니다.
 
앞서 “못 받은 돈 받아드립니다.” 시리즈 두 개 보내드렸습니다. 이번 마지막 편에서는 하이라이트인 “강제집행”에 대한 법알약 처방을 해드릴게요. 사실 소송에서 이기는 것은 절반의 승리에 불과합니다. 돈이 내 주머니에 꽂혀야 끝나는 것이죠. 이제 확정판결을 받았으니 지엄하신 공권력을 이용해서 상대방 돈을 가져와 봅시다.

긴 시간 끝에 재판에서 승소하고 확정이 되면, 가장 먼저 강제집행을 위한 문서를 받아야 합니다. “집행문”, “확정증명원”, “송달증명원” 이렇게 보통 3가지입니다. 대법원 전자소송 사이트에서도 발급 가능하며, 귀찮으시면 직접 1심 법원에 가셔서 발급해달라고 하면 됩니다. 이것도 어렵죠? 재판했던 법원 민원실 가셔서 “강제집행하려고 왔어요”라고 이야기하면 친절하게 안내해 줍니다. 그냥 최앤리에 맡기셔도 되고요😊

결국 상대방 재산을 파악해야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재산명시신청, 재산조회, 채무불이행자 명부 등재 이렇게 3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법원을 통해 상대방에게 알아서 재산을 밝히도록 하고(재산명시신청), 이것으로 부족한 경우에는 법원에 직접 은행이나 공공기관을 통해 강제로 재산 조회하게끔 신청합니다(재산조회). 마지막 압박용으로 확정판결 후 6개월 내로 돈을 안 갚거나 재산명시에 비협조적인 경우 법원에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 신청을 할 수 있어요. 채무불이행 명부에 등재되면 은행에서 대출을 못 받거나 신용카드 사용에 제약이 생겨요. 일종의 신용불량자로 만드는 것이죠.

재산명시 절차를 통해 상대방 재산을 파악했다면, 가장 먼저 털어야(?) 할 재산은 은행 예금과 증권사 계좌입니다. 가장 신속하고 확실하게 돈을 가져올 수 있는 재산이지요. 신청방법도 간단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집행권원 등 문서들을 첨부해서 법원에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서”를 제출하면 됩니다. 법원은 며칠 내로 은행과 증권사에 결정문을 보내고, 은행과 증권사는 계좌를 즉시 동결합니다. 그리고 채권자인 여러분은 압류/추심명령 정본과 신분증, 통장 사본만 들고 은행과 증권사에 방문하면 1~3일 이내로 돈을 입금해 줍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절차는 “추심신고”입니다. 돈을 입금 받은 후 7일 이내에 법원에 “추심신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다른 채권자가 있다면 돈을 토해내야 할 수 있습니다. 꼭 유념해 주세요.

요새는 예금에 목돈을 두는 경우가 적죠. 상장 주식으로 보유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강제집행 대상이 주식일 경우에는 증권사에서 임의로 주식을 팔아서 돈으로 주지 못합니다. 여기서부터 조금 번거로워지는데요. 압류된 증권 계좌의 주식을 “현금화” 하여 추심해야 합니다. 압류 및 추심 신청 외에 “특별현금화명령” 신청을 반드시 해야는 것이죠. 법원은 집행관을 통해 압류된 주식을 매각하게 하고, 집행관은 그 매각 대금을 법원에 공탁합니다. 이제서야 채권자는 비로소 공탁된 돈을 받아 갈 수 있습니다.
 
채권자가 어렵게 재판에서 이겨도 강제로 채무자 돈을 빼 오는 것은 이렇게 험난합니다. 심지어 위 설명도 제가 상당히 줄이고 줄인 것 아시나요?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분쟁은 예방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하지만 분쟁을 피할 수 없다면 반드시 이겨야 합니다. 재판뿐만 아니라 강제집행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