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엔지켐생명과학, 퀀타매트릭스, 웰크론 등 코스닥 상장사들이 잇따라 정관에 "황금낙하산" 조항을 신설하며 화제가 되었죠. 이는 통상 상장사의 적대적 M&A 방어수단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비상장 스타트업의 창업자와 투자자 사이에서도 유사한 장치로 활용되곤 합니다. 오늘은 이 황금낙하산의 실무적 함의에 대해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1. 황금낙하산이란?
경영진이 해임되거나 직위를 상실할 때 거액의 퇴직금·위로금·스톡옵션 조기행사 등을 보장하는 약정입니다. 경영진은 해임 불안 없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인수자 입장에서는 인수 후 지급해야 할 거액의 보상에 대한 부담이 되니, 적대적 M&A 시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국내법상 근거가 없는 포이즌필과 달리 황금낙하산은 정관 변경 등만으로 도입할 수 있어(상법 제388조) 국내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습니다.
2. 스타트업 창업자에게도 필요한 이유
적대적 M&A가 발생하기 어려운 비상장 스타트업에게 황금낙하산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시리즈C, D와 같이 투자유치가 거듭될수록 창업자 지분율은 희석되고 이사회 구성도 투자자 측으로 기웁니다. 창업자가 소수주주로 전락하고, 후속 투자자나 인수자가 이사회를 장악해 정당한 사유 없이 창업자를 해임할 위험이 생길 수 있죠. 이에 대비해 주주간계약서나 임원 근로계약서에 "지배권 변동 후 12개월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해임되는 경우 잔여 임기 급여 및 12개월분 급여를 위로금으로 지급하고 미행사 스톡옵션은 즉시 베스팅한다"는 조항을 둘 수 있습니다. 이른바 이중조건형(Double Trigger) 설계로, 지배권 변동만으로는 발동되지 않고 실제 해임·직무축소가 뒤따라야 지급됩니다.
3. 창업자가 주의해야 할 점
첫째, 정관·주주총회 결의 없이 이사회 결의나 근로계약서만으로 거액의 위로금을 약정하면 절차 하자로 무효 주장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둘째, 대법원은 이사 보수가 회사 규모·재직기간·기여도에 비추어 현저히 균형을 잃을 정도로 과다하면 반환청구 대상이 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2015다213308). 자본잠식 상태의 초기 스타트업이 과도한 액수를 약정하면 배임 시비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실사 단계에서 정관, 임원 근로계약서, 주주간계약서에 숨은 황금낙하산 조항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뒤늦게 발견되면 인수비용이 급증하거나 딜 자체가 무산될 수 있습니다. 동반매각요구권(Drag-Along)이나 투자자 사전동의권 행사와 위로금 지급 조건이 상충하는 경우 우선순위를 명확히 정리해야 하고, 주식매매계약(SPA)상 진술 및 보장 조항에 황금낙하산을 포함한 우발채무가 없다는 내용을 포함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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